한 사람에 이름이 여러 개고 이종족이 나오고 살인도 나오고 잔인한 것도 여러가지가 나왔지만, 다 보고 느낀 건 딱 하나다.
'야녹은 최고의 순정공이다!'라는 거8ㅅ8 야녹!!(야광봉
나중에 책 내용이 궁금해질 때 보려고 줄거리도 좀 잘 요약해서 쓰고 리뷰도 멋드러지게 쓰고 싶은데 오랫동안 일기든 뭐든 글도 제대로 안쓴 내가 뭘 제대로 쓸 수 있을까ㅠㅠ 줄거리 써보려다가 안돼서 때려치고 그냥 날것 그대로 남겨보기로 했다. 쓰다보면 글 정리되는 버릇도 들지 않을까!
모리아가 좋아하는 작가님 글이라 추천받아서 읽었는데, 처음에는 번역체 같은 문장 때문인지 영 속도가 나지 않아서 이거 또 못 읽고 돌려주게 되는 건 아닌가 했는데 초반을 넘기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평소보다 느리게 읽더라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.
수 편애자라 처음에는 어머니의 거짓말에서부터 시작해서 거짓말로 둘러쌓인 가이가 야녹이나 못되처먹은 양부 이복형-이름도 쓰기 싫다-한테 미움 받거나 괴롭힘 당하는 것도 너무 보기 힘들었고, 동성애자도 약쟁이도 하드코어 쾌락주의자도 아닌데 리로이 스틸로 위장하면서 계속 오해받는게 너무 싫었다. 해피엔딩인 걸 알아서 나중에 야녹과 잘 될 걸 알지만 그 과정에서 가이가 오해받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는게 참 힘들었지. 패션에 태의도 그렇고 뭔가 당하는 걸 담담하게 참고 견디는 수는 보기 힘든 것 같다. 내가 가서 다 털어버리고 못된 놈들 명치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ㅡㅡ
야녹도 그래서 처음에는 왜이렇게 가이에게 뭐라 하는 건가 거짓 동성애자 고백에 이용당한 것 때문에 화났나? 분했나? 싶었는데 야녹 시점을 보면서 내 머릿속에 남은 건 야녹이 겁나 좋다는 것뿐ㅠㅠ
가이와의 첫만남에서 이미 한눈에 반했었다니! 가이를 신이라 부를 정도고 가이의 모든 것 하나하나를 집요할 정도로 바라보던 야녹이었고, 그런 열망의 상대인 가이가 자기에게는 한 톨의 관심도 갖지 않은 거에 절망해서 차라리 그 신의 자리에서 자기가 있는 밑바닥으로 끌어내려 자신을 바라보게 하겠다 할 때는 그 집착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. 너무 좋아하니까 자기를 봐줬으면 하고 같이 지옥에 있어 괴롭더라도 자기가 가이를 가졌으면 하는 그 집착이 야녹이라 잘 어울렸던 것 같다. 가이 시점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이긴 했지만, 야녹 본인의 시점에서 보이는 생각은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고. 그리고 마지막까지 다 본 감상은 그 집착도 순정으로 보인다는 거ㅠㅠ
위장잠입한 가이와 야녹이 조사를 위해 리바이벌의 하수인에게 접근해 처음 펠라 비디오를 찍을 때 둘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과 감정이 보이는 부분들이 좋았다.
이 부분이 소설의 프롤로그와 파트 원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데, 처음에는 이성애자인 친구 아닌 친구와 아마추어 포르노를 찍는 가이의 난감한 마음이 느껴졌다면 파트 원 마지막에서는 야녹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과 그 사이에서 비록 수사를 위한 연기일 뿐인데 둘 사이에서 나오는 성적 긴장감과 느낌으로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느꼈고, 이후 야녹 시점이 진행되면서 내 심장 제대로 공격당했다. 조이님 글 처음인데 글 자체는 보면 정말 감정이 폭발하는 것도 아니고 침착하고 정리된 느낌인데 막상 읽으면 긴장감과 질척함이 느껴진다. 모리아 말대로 금욕적인 것도 맞는 것 같다. 거기다 극 중에 나오는 Radiohead - Creep을 들으니 딱 야녹이 가이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 같고, 거기에 흐리고 질척한 영국과 소설 속의 스릴러 느낌이 합쳐지면서 제대로 취향저격 ㅇㅅㅇ! 내가 쓰면서도 뭐 쓰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책 읽기 잘했다는 거다.
그리고 웨어폭시가 힘을 얻는 그 방법이 복수가 아니라 어떤 대상을 향해 느끼는 강렬한 감정이 그 힘을 줄 수 있다는 설정이 좋았다.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그 감정이 '복수'라는 단어로 정의돼 전해졌지만 그 복수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거나 잃은 분노에 의한 감정의 폭발이라 여겨서 결국은 같은 의미였다고 생각한다. 소설 속 본편 마지막에도 가이의 고백에 정신이 나갈 뻔 하면서도 그를 살리기 위해 애써 가라앉히던 마음이 마지막에 터지면서 가이로 변한 야녹을 보는데 진짜 마음이 덜컹거렸다.
내 기억에 소설 속에서 가이나 야녹이나 직접적으로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고 고백한 장면은 없었다. 하지만 야녹이 가이를 죽임으로써 '복수'하기 위해 마이어 가에 데려왔을 때 가이가 야녹 앞에서 그간의 거짓을 이야기한 거나, 야녹이 가이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죽은 장면이 진짜 그냥 고백하는 장면보다 더 인상이 깊었다.
그리고 Part.3에서 야녹에 대한 기억을 잃은 가이가 '이아고'와 같이 코리 시몬스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데 이때의 일들이 초반 제프리 살인사건 수사 때의 모습과 계속 겹치는데 이 부분도 소설 보면서 마음에 든 부분! 실제로 기억을 잃은 가이가 사건을 수사하면서 보는 상황과 이아고와의 대화를 통해 누군가의 대화가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 단편적인 기억들이 합쳐서 가이 마이어와 야녹 비숍을 떠올렸을 때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조이님 좋아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
모리아가 미드 느낌이 나는 글이라며 추천해줬었는데 정말 미드 수사물 보는 느낌도 나고 질척한 느낌도 받고 순정공 도 보고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.
내 리뷰는 개판이지만 내가 보고 마음에 들었다는 느낌만 남으면 장땡이겠지..8ㅅ8
줄거리는 나중에 추가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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